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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품 정리 하면서 드는 생각

by Adelife 2023. 3. 17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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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년 11월 말에 돌아가신 시어머니 집을 부동산에 1월 말에 내놓기 전부터 정리하는데 아직까지도 정리하고 있다.
그냥 다 싹 버리거나 세컨핸드 샵인 옵샵에 도네이션 하면 쉬운 일이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혹시라도 우리가 쓸만한 게 있나 없나를 살펴보며 정리해야 한다.

1. 쓰지 않는 건 과감히 버리자.
시어머니는 근검절약이 몸에 밴 분이라 필요한게 있으면 중고샵에서 구입하시곤 했었다. 그래서 그런지 물건들이 일단 다 오래된 느낌이 강하다. 여기 영어 표현으로 하면 mid-century, vintage 스럽다. 어떤 것들은 박물관에 가야 할 것 같은 물건들도 많이 있었다. 

그리고 본인의 아들셋이 유치원, 초등학교 때 그림그린 것, 만든 것, 글 쓴 것 등을 다 모으고 계셨다. 나의 남편이 그걸 보며 정리하면서 고마워하는 마음은 하나 없어 보였고, 치워야 하는 쓰레기로 그냥 치부하는 것 같았다. 


2. 고장난 것도 과감히 버리자.
고장 난 것을 그냥 그대로 두는 건 과감히 지양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다. 아무리 아쉽고 비싸게 주고 샀고 그래도 쓸 수 없고 고장 났다면 도네이션을 하던지, 아니면 그런 골동품을 모으는 사람에게 팔던지 하는 게 좋을 것 같다. 안 그러면 집안이 쓰레기장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.

 

3. 내가 이 세상을 하직할 때 남은 사람들이 내 짐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기를 원하며 물건을 들이고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.

매일 가서 치우고, 청소하는 건 아니지만, 거의 주말마다 가서 하곤 했다. 그게 벌써 두세달인데, 끝날 기미가 이제야 보인다. 우리 집에서 아무도 쓰지 않을 것 같은 건 갖고 오고 싶지 않은데, (예를 들면, 재봉틀 같은 거 말이다. 나는 재봉틀을 할 줄 모른다.) 남편은 갖고 오고 싶어하는 눈치다. 대체 우리 집에 갖고 오면 또 어디에 둬야 하나, 창고에 처박아 두느니, 필요한 사람에게 파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 말이다. 본인의 어머니 유품이니 버리기 아까운 건 나도 이해한다. 

 

우리는 누구나 이 세상을 떠난다. 영원히 살 것처럼 살고 있지만, 영원이 아닌 걸 알기 때문에 물욕이 좀 줄어든다. 그런데 반대로 영원히 살지 못하니 더 많은 좋은 것들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. 어떻게 사는 것이 정답일까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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